죽음은 누구에게나 예외없이 일어나는 최대의 사건이다. 그런데도 우리는 이 일생일대의 사건에 대해 새 자동차를 구입할 때보다도 준비를 덜 한다.
스스로 선택한 방식으로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하는 법은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심지어 병원에서도 알려주지 않는다. 살아도 산 것이 아닌 상태로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하는 현대의료는 죽음에 대한 정의마저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.
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사랑하는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온하게 눈감는 것을 최선으로 여기지만, 그런 행운은 극소수에게만 주어진다. 죽음의 일상성을 인식하고 죽음의 각 단계에 무엇을 알고 행해야 하는지 꼼꼼히 준비하지 않으면 위급한 상황에 닥쳐서는 병원에 생사결정권을 넘길 수밖에 없다.
의료기술이 발달하여 의학이 죽음을 더욱 외면하는 역설적인 시대에 살게 된 우리가 알아야 할 노화와 죽음, 그리고 사전연명 의료의향서 작성법까지 ‘죽음의 공부’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.